비쥬얼 씽킹 & 스토리텔링

[창의성협업-비쥬얼씽킹] 유대인 창의성의 힘(1), 질문이 답이다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5. 4. 23. 20:14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창의적인 민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유대인을 꼽는다. 우리나라의 충청도만한 면적을 가진 지중해 연안의 작은 민족이 인류의 모든 영역과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과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750만 내국인을 합하여 세계 각지에 1천 5백만 명쯤으로 추정되는 유대 민족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후 뿔뿔이 흩어졌으나, 세계 제2차 대전 종식 후 1948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을 건국하였다.

인구 3억의 미국에서 유대인은 금융, 경제, 정치, 사회, 과학, 사상, 언론, 방송, 예술의 중심부를 장악해 지구촌을 선도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나라, 사람 이외에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는 나라,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살면서도 모국의 문화와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는 나라. 노벨상 수상자의 20%를 배출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의 30%를 차지하고, 모든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탁월한 성취를 이루는 민족.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의 지능지수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다. 지능연구 전문가인 리처드 린(Richard Lynn) 교수팀이 세계 185개국 국민의 평균 IQ를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홍콩이 107점으로 1위, 한국이 106점으로 2위인데 반해, 이스라엘은 94점으로 45위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의 창의성은 세계 1위다. 결국 IQ와 창의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 정신을 이어 받자는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사고와 업무 방식을 무작정 선호했던 과거에 비하면, 사뭇 다른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후츠파 정신이 국내에서 급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새로운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 자진 사퇴한 김종훈 후보자가 있다. 그가 후보로서 한국에 와서 가졌던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이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다.)

유대인의 학교 수업은 단순히 교사의 강의를 듣거나 필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은 무엇이든 교사에게 질문한다. 그리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난상토론을 전개한다. 대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대학생이라면 쉽게 책이나 인터넷에서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내용도 질문한다.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스스럼없이 교수에게 던진다. 교사나 교수는 학생들이 던진 질문의 내용에 대해서 전혀 이의를 제기하거나 나무라지 않는다. 그래서 교실 안은 때로는 매우 시끄럽고 무질서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교실은 어떤 모습인가?

너무나 조용하고 움직임도 없다. 오직 들리는 것은 교사나 교수의 설명과 칠판에 뭔가를 적는 소리뿐. 간간이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학생은 정답을 말하는 게 전부다. 어쩌다 학생이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그 질문이 수업 내용과 동떨어지거나 수준이 너무 낮아 책만 펼쳐도 확인할 수 있는 거라면, 영락없이 핀잔과 비난이 쏟아진다. 예컨대 이렇게 나무라거나 무안을 주는 것이다. “지금 설명하고 있는데, 자넨 그걸 제대로 듣지 않은 모양이군! 정신을 똑 바로 차려야지!” “책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이잖아, 왜 읽어보지도 않고 묻지?” 이런 수업 방식이 너무 오래 굳어져 학생들은 좀처럼 묻지 않는다. 학습이 부족하거나 이해도가 낮아서 질문하는 거라고 오해한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있어도 좀처럼 묻지 않는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절반은 한다!”는 우리 속담이 진리처럼 통용되지 않는가? 게다가 질문을 받는 쪽도 이것을 자신의 설명이나 이론에 대한 반발이나 저항으로 여겨 무시하거나 질책한다. 그래서 수업 중에는 질문, 토론, 논쟁이 없다.

유대인들은 모르는 것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때로는 뻔뻔스럽게 질문한다. 바로 후츠파라는 태도다. 그들이 옛날부터 줄곧 유지하고 전승한 독특한 문화이며 습관이다. 후츠파는 '뻔뻔함', '오만함', ‘배짱', '놀라운 용기' 등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매우 다양한 뜻과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뻔뻔할 정도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이 유대인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가장 탁월한 기술 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창의성을 원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든 당당하고 자유롭게 질문을 던져라. ‘이런 질문을 해도 될까?’ 라고 주저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여러분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서 전혀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발견된다.

[심재우 에스비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