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쥬얼 씽킹 & 스토리텔링

[매경 빅스 – 창의성협업 & 비쥬얼씽킹] 유대인 창의성의 힘(4), 유대인이 세운 일류기업들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5. 5. 6. 22:51

 

 

 

 

아침에 눈을 뜨니 가슴 위에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가 놓여 있다. 잠들기 전에 읽고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곯아떨어졌나... 침대 옆 탁자에는 앨빈 토플러와 노엄 촘스키의 책도 있는데,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습관 때문이다. 거실로 나와서 배달된 뉴욕 타임즈를 읽으며 동시에 로이터통신이 전하는 CBS뉴스를 듣는다. 간밤에 정치와 사회면의 많은 이슈가 있었기에 ABC와 NBC 그리고 폭스TV 등으로 자주 채널을 이동하며 새로운 소식들을 점검. 앨런 그린스펀에 이어 미국 경제를 주무르는 연방준비은행 버냉키 의장이 나와서 금리인상 정책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차별화된 투자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듀폰이 개발한 테플론 프라이팬에서는 두 개의 계란이 익고 있다. 켈빈 클라인 정장을 입고 에스떼 로더 향수를 조금 뿌린 후 출근길에 오른다. 시트로앵을 타고 회사를 향하며 아이작 스턴과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 음악을 듣는다. 도중 주유소에 들려 쉘의 휘발유를 넣은 후 ‘뉴욕의 주인’으로 불렸던  애스터(Astor) 가문이 만든 월가에 들어섰다. 도로 양쪽으로 JP 모건, 체이스, BOA,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시티그룹과 골드만 삭스 건물들이 보인다. 사무실 빌딩으로 들어서니 로비에 걸린 샤갈과 모딜리아니의 작품이 눈에 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델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스티븐 발머가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7이 구동되는 걸 지켜본다. 새로 받은 소식을 확인하려고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가 개발한 구글의 지메일로 접속. 오전에 마무리할 긴급 사안을 처리하고 약간의 여유가 생기자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에서 페친들의 활동을 확인한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창문 너머 마천루를 바라보니, 문득 콜럼버스가 발견했던 아메리카가 이렇게 발전했다는 게 기적인 것만 같다.
오전 11시. 회의실로 들어간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유럽의 철도-통신을 지배해 정보를 수집-전달했으며 전쟁을 위한 자금줄이었던 250년 역사의 국제금융재벌 로스차일드와 카네기가 만든 US스틸의 합작투자 건으로 방문한 손님들이 기다린다. 로스차일드는 세계화 바람을 타고 자산규모 수천억 달러의 은행들이 등장하기 전인 19세기와 20세기 초 세계 금융권을 지배했던 가문. 1744년에 태어난 유대인 마이어 암셀 바우어(훗날 로스차일드로 성을 바꿈)는 대금업과 금화 거래로 시작한 뒤 왕가와 유착해 왕실 재정관리를 맡아 1800년 무렵에 유럽 최대의 거부가 됐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나폴레옹으로부터 황금 가격 결정권을 획득해 2004년까지 국제 황금 가격을 좌지우지했고, 미국 민영 중앙은행을 설립해 남북전쟁에 자금을 댄 데 이어, 1910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법 제정회의를 주도하고 연방준비은행을 실질 관할하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주주로 참여했다.
점심식사 후 짬을 내어 시어스백화점에 들른다. 오펜하이머가 만든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고르고 수표로 지불.
오후에는 매우 중요한 두 개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하나는 새로운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 건. 할리우드 최초의 영화사인 유니버설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가 투자하고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맡아 아인슈타인의 일대기를 그린 블록버스터로, 감독은 아직 미정이지만 퓰리처 상을 받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리 브룩하이머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여기에는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GE도 지분 참여를 검토하는 중.
마지막 미팅은 세계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프로젝트로 세계 1, 2위 메이저 곡물 회사인 카길과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가 참여할 것이다.

  위의 글은 필자가 하루의 일상을 가상의 스토리로 구성한 것인데, 이것을 읽고 여기서 언급된 사람이나 회사, 명사들의 공통점을 하나 찾는다면 무엇일까? 바로 유대인이다. 직접 이름이 언급된 사람들은 모두 유대인이고, 회사는 유대인에 의해 설립됐으며, 백화점이나 수표 등의 명사는 유대인이 발명한 것들이다. 이 외에도 유대인과 관련된 세계적인 기록들은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민족 중에서 가장 위대한 창의성을 보인 유대인은 선천적으로 지능지수도 가장 높을까? 영국의 리처드 린 교수와 핀란드의 타투반하넨 교수가 세계 185개국의 평균 IQ를 분석하여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94점으로 세계 45위였다. 이는 미국, 유럽, 동아시아의 주요 나라에 뒤지는 수치다. 한국은 106점으로 107점인 홍콩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결론적으로, IQ는 창의성과 연관성이 그다지 없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창의성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이들은 수천 년 전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질문과 토론을 가르치고 습관화시켰으며, 나라를 잃고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 사는 동안에도 이런 교육 방식은 대대로 전수되어 내려왔다. 유대인 가정의 아버지는 일을 하여 물질적으로 가족을 부양하기도 했지만, 또 매일 저녁식사 시간과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자녀와 1대1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습관을 북돋워주었다. 이처럼 자녀와의 대화‧토론을 하루도 거르지 않으려고,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저녁 시간이 되면 잠시라도 귀가해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한 다음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질문과 토론은 우뇌를 발달시키며, 사물이나 단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세워주고, 답을 찾기 위해 논리와 추리, 가설사고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체계화시켜 준다. 이런 교육과 훈련을 수십 년 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체득한 유대인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질문과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