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퀘션-창의성질문토론

미국의 일류대학들은 왜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고전 100권을 읽게 할까?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21. 3. 1. 21:33

 

 

고전이라고 하면 인문학을 가르킨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해 연구한 것을 책으로 만들어 출간한 것이다. 

현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문학 고전은 지금도 중요하고 많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왜냐하면 사회생활이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울어져 사는 것이고, 거기에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상하고 협업하고 경쟁하는 모든 것들이 사람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특히 미국에서 고전 읽기가 시작된 것은 1900년대 초 하버드대학에서 시작됐다. 당시 찰스 엘리엇 총장은 1909년 세계문학 고전들 중에서 51권을 선정하여 ‘하버드 고전’으로 명명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여러 대학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고전을 선정하여 필독서로 추천하기 시작했고, 대학생들은 4년 동안 추천된 책들을 읽고 글을 쓰고 독서토론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했다.


이어서 컬럼비아대, 보스턴대, 시카고대 등이 50권에서 100권 가량을 필독서로 선정하여 독서 열풍 대열에 참여했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는 기존에 운영하던 모든 커리큘럼을 없애고 서양 고전 100권을 선정하여 독서와 글쓰기, 독서토론으로 4년간의 교과 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 교실에는 교수가 사라지고 튜터만 존재했는데, 튜터의 역할은 단지 진행자일 뿐 특별히 강의를 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학생 8명당 튜터 1명으로 구성된다. 때로는 규모가 큰 세미나에서는 20명의 학생에 튜터가 2명씩 배정된다. 특별 교육이 필요한 때에는 학생 3~9명당 튜터 한 명이 전담하여 교육한다.
이 학교는 현대식 교재도 강의도 시험도 없다. 성적은 다른 학교처럼 A부터 F까지 주어지지만 학점은 학생이 요구할 때에만 보여준다. 학점은 수업 참가 정도와 학생이 제출하는 리포트를 기준으로 평가되며 가끔 퀴즈 문제를 풀기도 한다. 세미나는 학기별로 구술시험을 치루는데 튜터와 토론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어서 2학년을 마칠 때 학생들은 반드시 에세이를 써는데 이 에세이는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는 데 중요한 통과 과정이다. 4학년에는 정식 논문을 써서 제출해야 한다. 
이처럼 독서와 글쓰기, 토론을 4년간 배우고 익힌 학생들은 졸업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도 창의적인 사고력과 상상력, 탄탄한 글쓰기와 탁월한 토론 능력을 체득하고 졸업한다.


이런 기초 위에 석사나 박사 과정에서 전공이나 전문 분야를 공부하는데, 문해력에 대한 밑바탕과 전공으로 배운 기초과학이 융합되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독서가 아니고, 책에 대한 글을 쓰고, 다른 학생들과 치열한 토론을 하면서 생각이나 관점을 확장하고 사고력을 키우고 개발하며, 다른 사람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나 결론을 얻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법과 노하우를 터득한다.

이에 비해서 대한민국은 어떤가? 

전공에 치중하여 공부하고, 공식을 외우고 문제풀이에 매몰되고, 교실 수업에서는 교수의 설명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필기하고 외워야만 높은 학점을 받는게 현실이다. 독서나 글쓰기, 토론은 사라진지 오래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이러다 보니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고 오랜 동안 한 분야에서 연구를 해도 노벨상 수상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못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의 독서법과 독서문화가 바뀌어야 창의적인 인재들이 양성되고, 이들 가운데서 노벨상 수상자도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