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컨설팅 심재우 대표 활동/후츠파 & 하브루타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3. 3. 27. 16:44

 

 

첫 번째 글에서 이스라엘 후츠파 정신의 7가지 요소들을 설명했고, 이어서 두 번째 글이다.


이번에는 후츠파 정신 뒤에 숨겨진 창의성의 근간과 비밀을 파헤친다.


이스라엘은 한국의 5분의 1 크기이지만,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이 유럽 전체보다 많고,인구 대비 벤처 창업은 세계 1위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서로 유사점이 많은 데,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적과 국경이 마주 하고 있고, 사람을 제외하면 특별한 자원 없이 단 기간에 극빈국에서 경제강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는데, 이스라엘 같은 불굴의 도전 정신과 창업 열기가 한국에서는 찾기 어렵다.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가 저술한 ‘창업 국가’라는 책에서는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체면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2000년의 IT 거품의 붕괴’다. IT 거품이 사라지고 나자 실패자가 속출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도전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인에게는 ‘후츠파’라는 특유의 기질이 있다. 윗사람에게도 거리낌 없이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오만과 당돌함 같은 것이다. 규율보다는 독자적 판단을, 위계보다는 도전적인 자세를 더 평가한다. 오히려 실패를 감안하지 않으면 진정한 혁신을 얻을 수 없다는 확신이 지배적인 나라다. 그래서 ‘건설적인 실패’는 장려되고,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주어 성공하도록 돕고 있다. 실패의 교훈을 거울 삼아 새로운 성공을 이루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후츠파의 7가지 정신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무형의 질서(Informality), 당연한 질문의 권리(Questioning Authority), 섞이고 섞여라(Mashing up), 위험 감수(Risk taking), 목표지향성(Mission orientation), 끈질김(Tenacity),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Learning from failure)이라고 설명했는데, 목표를 향하여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하고 섞고 창의를 발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자신을 향해서도 다양한 관점과 발상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결국 후츠파 정신이 비즈니스나 일상에서 실행되고 창의적인 결과물로 나타나도록 하려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질문에 대해서 단순하고도 쉽게 생각한다. 질문을 던지라고 하면 별 다른 부담 없이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데로 던지면 된다고 여긴다. 물론 이것도 질문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질문으로는 창의적인 결론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질문은 낮은 품질(Quality)의 질문이기 때문에, 표면화된 생각이나 아이디어만 다루지, 보다 깊은 마음 속의 생각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에 접근조차 못한다.
관건은 얼마나 높은 품질의 질문을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높은 품질의 질문이란 무엇일까?

첫째,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질문을 말한다. 창의란 기존 방식과 다른 방식을 찾아 적용하거나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역발상으로 접근할 때 가능해 진다. 때로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방향이나 내용의 질문을 던지는 것도 창의성 발견에 도움이 된다.

둘째, 상사나 전문가의 지시나 의견에 도전하는 질문이다. 여기서 도전한다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고 저항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또 다른 가능성이나 관점을 찾기 위한 목적이다. 후츠파 정신에서 말하는 무형의 질서나 당연한 질문의 권리, 섞임 등의 철학과 방식이 도전하는 질문을 통해 얻어 진다.

셋째, 의견을 말하는 사람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생각 속 깊이 감추어져 있는 아이디어를 탐색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이처럼 마음 속 깊이 내재된 생각을 찾으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사용해야 한다.

넷째, 서로의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섞이게 만드는 질문이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의견을 단지 말하고 설명하는 것으로는 아이디어들이 서로 섞이지 못한다. 오히려 생각이나 주장이 다르기에 감정 싸움으로 발전하거나 적대감만 쌓이게 된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면 자연스럽게 생각들이 서로 섞이고 충돌을 일으키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후츠파 정신에서 리더는 내부의 저항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조직 내부의 의견 차이나 반대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 중 누구라도 차이나 반대를 말할 수 있어야 리더는 내부 직원들의 반대 의견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일 수 있고 그것을 참고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구성원들의 의사 표현과 토론이 억제된 분위기로 회의를 이끄는 조직이거나 일방적 소통을 강요하는 리더, 상사의 싸늘한 표정이나 퉁명스러운 반응, 그리고 부하직원이 다소 연관성이 없는 발언을 했을 때 바로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직격탄을 날리는 상사나 조직에서는 절대로 창조적인 아이디어나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융합이 일어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후츠파 정신이다. 결국 후츠파 정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여러 사람이 함께 기발한 아이디어나 솔루션을 찾는 집단창의성(Group Genius)이다.

필자 : 심 재우 (에스비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