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컨설팅 심재우 대표 활동/후츠파 & 하브루타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3. 3. 24. 15:38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창의적인 민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유대인을 꼽는다. 우리나라의 충청도만한 면적을 가진 지중해 연안의 작은 나라 민족이 지구상의 모든 영역과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과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750
만 내국인을 합하여 세계 각지에 1 5백만 명쯤으로 추정되는 유대 민족은 고대 이스라엘왕국이 멸망한 후, 뿔뿔이 흩어졌던 유대민족이 세계 제2차대전 종식 후, 1948년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을 건국하였다
.
유태인은 인구 3억의 미국과 금융, 경제, 정치, 사회, 과학, 사상, 언론, 방송, 예술, 문화의 중심부에서 지구촌을 선도하고 있다. 작지만 사장 강한 나라, 사람 이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자원이 없는 나라, 디아스포라족으로 흩어져 살면서도 모국의 문화와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나라.

노벨상 수상자의 20%를 배출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 중 30%를 차지하고, 모든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태인의 지능지수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다. 지능연구 전문가인 리처드 린 교수팀이 세계 185개국 국민의 평균 IQ를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홍콩이 107점으로 1, 한국이 106점으로 2위인데 반해, 이스라엘은 94점으로 45위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태인의 창의성은 세계 1위다. 결국 IQ와 창의력은 비례하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을 이어 받자는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사상이나 일하는 방식 일변도로 선호했던 것에 비하면, 순식간에 다른 파도가 몰려 오고 있다.

후츠파 정신이 국내에서 급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새로운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 자진 사퇴한 김종훈 후보자에 의해서다. 그가 후보로서 한국에 와서 가졌던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이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었고, 그로 인해 몇 년 전 국내에 후츠파 정신을 최초로 알린 연세대 윤종록 교수가 재조명되고 있다. 2013 3 24(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대통령은 윤교수를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으로 임명했다.

 

그렇다면 유태인 창의성의 비밀은 무엇일까?

유태인 창의성에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

유태인 창의성을 우리들은 어떻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의 공동 저서인 '창업국가'는 그들이 자랑하는 탈무드 5,000년 역사를 보여 주고 근간을 이루는 정신세계, 즉 후츠파(CHUTZPAH) 정신을 다루고 있다. 후츠파는 뻔뻔스러운 놀라운 용기, 도전, 주제넘은 오만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로써, 유대인의 DNA에 있는 7가지 정신과 행동을 가지고 있다.
후츠파는 무형의 질서(Informality), 당연한 질문의 권리(Questioning Authority), 섞이고 섞여라(Mashing up), 위험 감수(Risk taking), 목표지향성(Mission orientation), 끈질김(Tenacity),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Learning from failure) 7가지 요소다.


첫째, 무형의 질서인 형식 타파(Informality)의 정신은 모든 정형화된 형식과 격식을 파괴한다. 지위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생각이나 행동의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하극상을 일으키지는 않으며 질서와 원칙을 준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유로움을 말할 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 하지만, 여기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존중은 없고 원칙이나 질서도 무시된다.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지내는 기업이나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그라운드 룰(Ground Rule)은 공유하면서, 그 외의 허례허식이나 겉치레 같은 체면은 타파하는 것이다.

형식의 타파는 도전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도전이란 기존의 체계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다르거나 보지 못한 것들을 찾기 위한 것이다. 대다수의 다른 사람과 생각이나 의견이 다른 경우, 그것을 바보처럼 여기거나 이상하게 바라 보는 분위기에서는 형식 타파는 불가능하다. 한편 아무리 자신이 속해 있는 주변이나 환경의 분위기가 그렇다 해도, 이것에 순응한다면 도전할 수 없다. 결국 도전이란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의견을 용기 있게 표현하고 전달하여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다.

둘째, 당연한 질문의 권리(Questioning Authority)이다. 유태인들은 나이나 직위에 상관 없이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나이나 직위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이런 것에 구속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속에서 상호 간에 묻고 답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의문이 생기거나 이해가 안 되면 누구에게나 주저하지 않고 질문하는 것이 몸에 밴 것이다. 이스라엘 학교의 수업 시간이나 도서관(예시바)에서 두 세 사람이 모여 질문을 던지고 열정적으로 토론과 논쟁을 이어 가는 것이 훈련 되어 일상에서도 쉼 없는 질문과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을 찾아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성취하게 된다. 기존의 생각들만 가지고는 절대로 창의적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지만, 기존의 생각들을 건설적으로 충돌시키면 여기서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서로 간의 다른 의견들을 건설적으로 충돌시키는 방법이 질문하는 것이다.

셋째, 섞임이나 어울림(Mash-up)의 특성이 어느 민족보다 강하다. 이런 배경에는 유태인들이 나라를 잃고 전세계 각지로 흩어져 살면서, 언제 다른 곳으로 추방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적응하고, 다른 곳으로 정처 없이 이동하여 직면한 새로운 환경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섞임과 어울림이 체질화 되었다. 그들은 어느 곳 있든 어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잘 어울린다는 것은 서로 말을 건네고 안면을 익히면서 산다는 의미가 아니고, 새로운 환경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자신과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현지인과 조화를 이루고, 동시에 유태인들끼리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더 나은 방법을 함께 찾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전의 정착지에서 쫓겨나기 전에 가졌던 직업이나 기술이 새로운 환경을 만나면 무용지물이거나 전혀 다른 방법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유태인들은 반강제적 생존의 수단으로 섞고 어울리고 변화 시키는 것이 습관이 되고, 수 천년 동안 후대로 이어지며 DNA 속에 침투된 것이다. 기업 활동이 매우 까다롭다는 중국에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지만, 이스라엘 기업들만이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넷째, 위험 감수(Risk Taking) 정신도 유대인들이 보여주는 특별한 생활의 자세이다. 새로운 장소나 환경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것이나 준비 없이 실패를 감수하고 위험한 일과 사업에 뛰어드는 도전 정신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다. 위험 감수란 무슨 일을 하던지 무조건적으로 시작해서 덤벼 드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먼저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지혜와 전략을 가져야 한다. 목표를 세웠다고 해서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실패가 두려워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기업이나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지혜와 최선의 전략을 만들어 도전한다. 좋은 지혜와 아이디어는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할 때 얻을 수 있는데, 유태인들은 어려서부터 어느 누구와도 자유스럽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이것을 활용하여 지혜와 아이디어를 찾아 활용한다.


다섯째, 목표 지향(Mission Orientation)의 정신이다. 그들은 수 천년 동안 가족의 생존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고, 지혜와 전략에 기반한 철저한 실행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그들은 이루기 어렵거나 불가능이란 없다고 확신하고 목표를 향해 결단하고 도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창업기업을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여섯째, 끈질김(Tenacity)의 정신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난관이나 어려움에고 불구하고 하나씩 실행하는 일에 대한 집요하고 끈질긴 그들의 인내는 척박한 모래 사막 위에 세워진 이스라엘 국토에 수도 파이프를 연결하여 어디서든 식물이 자라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집단농장으로 알려진 키브츠도 그들의 끈질긴 도전에 대한 결과물이기에 전세계에서 유수의 젊은이들이 이와 같은 정신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

마지막으로 실패 학습(Learning from Failure),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과 경험이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도 만들 수 없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말이다. 실패 하는 것이 두려워 피하지 않고 과감히 맞서 도전하여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를 하여도 거기에서 얻은 교훈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는 것이 유태인의 힘이고 정신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후츠파의 7가지 정신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바로 창조(창의) 정신이다. 기존의 관습이나 생각에 도전하여 형식을 파괴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당돌함과 뻔뻔함을 실천하고,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도전을 위해 다양한 질문을 던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든다. 나이와 직위에 대한 공손함과 예의보다는 도전하고 참여하고 섞이는 자세와 행동에서 창의를 위한 도전 정신이 구현된다. 나라도 없이 개인 재산도 인정 받지 못하는 유배지 같은 생활에서 열악함과 위험이 항상 둘러 싸고 있었지만 절망이나 포기를 모르고 도전하고 끈질기게 실행하여, 무형의 환경에서조차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목표를 향한 끈질긴 실행이 그들의 창조 정신이며, 후츠파 정신이다
.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매우 비슷한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두뇌, 근면성, 자원 빈국, 좁은 국토, 주변 적대국의 위협 등이 그렇다.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시사점이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인가가 우리들의 사명이고 목표일 것이다.

2013. 3. 23.

필자 : 심재우 (에스비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