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퀘션-창의성질문토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학생들이 수학에 재미와 자신감을 갖는 기적이 일어났다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9. 11. 12. 13:12




1) 대한민국의 “수포자”는 왜 해결되지 못할까?

수학이란 말만 들어도 얼굴이 찡그려지고, 

수학 시험자를 보면 머리 속은 하얗게 되어 아예 처다 보지도 않고 멍하니 딴 생각으로 하면서 

시험 시간이 끝나기만 기다린다.


우리는 이들을 “수포자”라 부른다.


학생들에게 수학은 워낙 비중이 높은 과목이라 수업 시간도 많이 배정되어 

수포자들은 고통을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선생님의 설명이 한국말이기는 하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고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 결국 수포자가 된다.



수포자는 학교에서 무시당하고 주눅들어 생활한다.

집에서는 부모들이 너는 왜 수학도 못하냐고 다그치며 네가 열심히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서 그런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다.


그런데 대한민국 부모들의 절반도 수포자였다

그들도 학창시절 수학을 포기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최소한의 점수만 받는 것에 올인했다.

자신들도 그런 경험이 있음에도 자녀들이 수학을 못하면 게으르고 놀기만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윽박지른다.


대한민국 공교육은 수 십 년이 지나도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차선책으로 학생들이 알아서 학원에 가서 해결하라고 책임을 전가한다.


그런데 학원은 어떤 곳인가?


수포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가가는 것이 아니고, 

보통 이상이나 잘 하는 학생들이 수학 성적을 잘 받도록 만드는 것에 목숨을 건다.


자신들의 학원에 다니면 수학 점수를 몇 점 더 올릴 수 있다는 것만 신경 쓰지, 수포자를 몇 명 구제했다는 말은 전혀 없다.


수포자를 위한 학원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


결국 학원도 수포자들을 수수방관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도 수포자는 부모의 등살에 못 이겨 학원에 등록하고 억지로 다닌다. 

학원들은 수포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등록을 받지 말아야 하는데, 

무제한으로 등록을 받는다. 이유는 단 하나 수입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학원 중에서 수포자를 해결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거나 자랑하는 학원을 보았는가?


부모들은 과거 학창시절에 자신도 수포자였고, 자녀들도 수포자인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게 아니고 공교육에서 해결하지 못하니 비싼 사교욱비를 주며 학원으로 보낸다.


그리고 자신은 자녀에게 부모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자위하며 산다.


내가 만난 중학생 수포자 중에는 수학 학원을 두 군데 다닌다고 한다. 

초등수학학원과 중등수학학원이다.

수학의 기초 개념이 없으니 초등수학을 배우게 하고, 중등수학은 당연히 배워야 한다고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수포자를 탈출했다는 학생의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수포자 학생들은 정말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살아 간다. 

단지 수학을 못하는 것인데, 이런 학생들은 마치 모든 것에서 패배자이고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서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외면 받고 있다.




2) 수포자 학생들이 마침내 수학에 재미와 자신감을 갖다

중학교 1학년 다섯 명의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왔다.

이들은 해당 학교에서 수포자로 낙인 찍힌 학생들이었다.

얼굴 표정은 일그러져 있고, 어깨는 아래로 축 늘어졌고, 시선은 초점 없이 바닥을 응시했다.

자리에 앉고 나서 서로 인사를 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관심이 없다는 듯이 아예 대답을 하지 않거나,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수학을 포기한 이들에게 하루에 4시간씩 2일간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지, 다음 날이면 이들이 수학에 대해 재미를 붙이고 자신들도 수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지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이들을 만나기 전에 초등2~6학년에서 다루는 수학 개념을 진단하는 레벨 테스트를 온라인으로 

미리 했고 분석한 결과, “0”점을 받은 영역이 대부분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의 평군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 이하의 점수였다.


1시간의 수학 수업도 집중하지 못하고 아예 잠을 자거나 엉뚱한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8시간 동안 수학 공부만 하는 것을 감내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도전이었다.


첫날 4시간 수업을 마치고 이들에게 오늘 함께 한 수학 시간에 대해 소감을 물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말들이 나왔다.


“재미 있었어요.”

“좋았어요.”

“신기해요.”


다섯 명 모두의 소감이 이랬다.


수포자들이 4시간 동안 수학 수업에 참가한 소감을 이렇게 말하는 게 가능할까?



이어서 둘째 날까지 모두 마치고 2일간의 소감을 학생들에게 다시 물었다.


“너무 재미 있었어요.”

“즐거웠어요.”

“제가 수학 문제를 이렇게 많이 풀었다는 게 신기해요.”

“수학이 어렵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런 소감을 말하는 학생들의 얼굴 표정은 모두가 밝았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첫 날의 시작 시간에는 가장 소극적이고 냉소적이며 자포자기 했던 한 학생은 2일차를 마치면서 가장 대답을 빨리 잘하고 웃고 시험문제도 먼저 열심히 풀어 정답을 찾아내는 학생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이런 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내게는 너무나 큰 보람이고 즐거움이었다.




3) 수포자 학생들과 함께 보낸 재미있고 행복했던 2일간의 여정

첫 날 오전 수업을 시작하기로 약속했던 시간 5분 전에 한 학생이 먼저 도서실 안으로 들어왔다.

얼굴은 굳어져 있었고, 시선은 바닥을 향했고, 어깨도 축 늘어진 상태였다.

걸음걸이가 마치 교실에서 다른 학생과 문제를 일으켜서 야단을 맞기 위해 교무실로 들어서는 문제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미소를 지으며 학생의 얼굴을 바라보자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네왔다.


그래도 인사성은 있는 학생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그래, 반갑다, 어서 와라.”


라며 반겨주었다.


곧 이어 두 번쨰 학생이 들어오는데, 첫 번째 학생의 모습과 안전히 판박이 그대로였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어서와라, 반갑구나. 이리로 앉아.”


의자를 가르키며 말했다.


그러자 그 학생도


“안녕하세요.”


하며 약간은 쳐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약속시간보다 5분이 지나자 다섯 명 모두 자리에 앉았다.


학생들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거나, 책상 위에 팔을 올리고 얼굴을 파묻기도 했다.

그나마 학생들이 휴대폰을 다른 장소에 두고 왔기에 조금은 다행이었다.


학생들은 3교시부터 6교시까지 4시간 동안 나와 함께 초등학교 수학의 기본 개념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 학생들은 수학 선생님이 미리 선정하고 해당 학생들에게 “수포자를 탈출하는 특별한 수학 수업”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원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후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수포자”였다. 


이번에 시작한 “수포자를 탈출시키는 기적의 수학 수업”은 이 학교 교장선생님의 결단과 특별한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나와 교장선생님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한 포럼의 멤버였고, 

포럼에서 주최한 심포지움에서 필자가 발표한 “창의적 질문으로 모든 수포자를 해결하는 청정학교 만들기”라는 주제를 참관하시고, 

공감되는 내용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약 두 달 전에 학부모 초청 세미나에 오셔서 “창의적 질문과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만들기”라는 주제의 특강을 해달라고 요청받아 진행했고,

한 달 전에 “수포자 탈출하기”를 1학년 학생 중에서 선발하여 적용해 보고 싶다는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크리퀘션 매쓰”라고 명명한 이 과정은

수업에 참가할 학생을 포함하여 해당 학년의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크리퀘션 매쓰 개념 레벨 테스트”를 실시했고, 

결과를 분석하여 개인별 점수 분포와 전체 학생들에 대한 그룹리포트를 만드는 것이 1단계이고,


2단계는 이 중에서 참여할 학생을 선정하고,


3단계는 “새롭게 개발한 특별한 수학 수업”을 실시하고,


4단계는 온라인 개념 레벨 테스트를 다시 실시하여, 해당 학생들의 점수가 어떻게 변했는지, 전과후를 비교하여 수업의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약 1주일 전에 이 학교의 1학년 중에서 58명을 대상으로 “초등수학 개념 레벨 테스트”를 온라인에서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테스트를 종료하면 개인별로 다음과 같은 인증서가 출력된다.



초등2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학년의 레벨과 점수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되고, 본인의 수학 레벨이 

얼마인지 보여준다.


이번 “수포자 탈출을 위한 질문수학 수업”에 참가하기로 한 학생들의 명단을 받았고, 

그들의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 보니, 

하위 점수 그룹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레벨 테스트가 실제 수학 수준과 매우 상관관계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테스트 결과와 참가자 명단을 확인하면서 두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최하위 점수를 받은 1, 2, 4등은 참가하는 명단에 있었는데, 3등인 학생은 빠져 있었고, 

비교적 점수가 높게 나타나서 상위 10등인 학생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 대해 생각하기를 수학 선생님이 이 학생이 수포자라고 착각한 것은 아닐까와 아니면 점수가 좋은 학생도 포함시켜서 필자가 진행하는 수학공부법을 수포자들과 비교하기 위한 것이었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교장선생님과 수학교사를 만나자마자 두 가지 질문을 확인했다.


답변으로 들은 내용은 

점수가 낮은 학생이 빠진 이유는 본인이 자원을 해야 포함시킬 수 있는데 

자원하지 않아서 강제로 넣을 수 없었고,

점수가 높아서 10등인 학생은 자신이 알기에는 분명히 수포자인데, 어떻게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두 번째 의문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수업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온라인으로 수학 개념 레벨 테스트를 하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니?”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무 어려웠어요.”

“잘 모르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연이어서 다음 질문을 던졌다.


“문제를 어떻게 풀었니? 혼자서 풀어보려고 노력은 했었니”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참가 학생들이 “0”점을 받은 영역이 많았는데, 테스트는 150문제이고 모두가 객관식이라 몰라서 대충 답을 찍어도 “0”점이 나오는 것이 더 어렵기 떄문이었다.


이런 궁금증은 다음과 같은 학생들의 대답을 듣고 모두 해소됐다. 


“저는 문제를 읽지도 않고 그냥 답을 찍었어요.”


정말로 솔직한 답변이었다.

이렇게 솔직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들과 사전에 충분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고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너희들만의 잘못이 아니고,

2일간 수업을 진행하면 너희도 수학에 재미를 느끼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심어주고, 

나는 너희를 도와 주러 왔고, 

너희들 편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점수가 가장 높았던 학생에게


“너는 수학 문제를 혼자서 풀었니?”


라고 질문을 던지자 다른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제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보고 풀었을 거예요”


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이 응시한 시험 문제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아도 없는 것들이라 별로 도움이 않될거야.”


이 말을 듣자마자 점수가 높게 나온 학생은 다음과 같이 솔직히 대답했다.


“저는 친구들 몇 명을 옆에 앉혀 놓고 같이 풀었어요.”


사실은 같이 푼게 아니고 문제의 질문이 무엇인지 말해 주면 옆에 있는 친구들이 함께 답을 말해주면서 풀었던 것이다.


“아, 그래서 너는 좋은 점수를 받았구나. 수학 실력이 좋은 친구를 가졌네”


질책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를 인정해 주었다.


이런 대화를 나누기 전에, 높은 점수의 학생은 자리에 앉자마자 시험 점수를 알 수 있어요 라고 내게 다짜고짜 물었었다.

학생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떄는, 이 학생이 왜 점수가 궁금할까 생각하면서 의아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이 학생은 수학 실력이 좋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푼 테스트의 점수가 몇 점 정도일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몇 점인지 그리고 전체에서 몇 등인지를 알려 주자 그 학생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귀엽기도 하고 기발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신세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인 수학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아이스브레이킹을 할 떄, 

내가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것과 취미를 물으며 자연스런 교감을 시도하자,

마음의 긴장감과 경계심이 풀렸는지 매우 수줍은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있던 한 학생이 

나에게 어디서 왔는지, 언제 왔느지, 어디서 묶었는지를 물어왔다.


서울에서 어제 저녁에 이 곳으로 내려왔고, 멋진 해변가 옆에 있는 호텔에서 묶었고, 방에서 바닷가를 보는 경치가 너무 좋았다고 말하자


“좋은 곳에서 묶으셨네요.”


라고 말을 했다.


이런 표현을 하는 중학교 1학년은 처음이었다.


나는 기업에 있는 수많은 성인들을 수도 없이 만났고 만나고 있다.

지방으로 출장을 가기도 하고, 연수원이나 호텔에 묶으면서 교육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20년 이상 교육과 컨설팅을 했지만, 성인들에게서 이렇게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말로 대화하는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린 학생이 내게 한 그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었고 놀라웠고 기특해 보였다.

비록 수학은 포기했지만, 그 학생의 내면에는 정말로 아름답고 선하고 훌륭한 거인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직은 그 거인이 그 학생의 밖으로 걸어 나오지 못하고 있고, 학교생활과 주입식 교육으로, 학원 뻉뺑이로 거인이 점점 작아지고 죽어가고 있는 것이 보여서 안타까웠다.



드디어 첫 시간의 수학 수업을 시작했고, 수학 개념에 대한 설명을 하고 다양한 질문으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을 이어갔다.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렀고, 수업을 마치는 종이 올려서 첫 번째 수학 시간을 마쳤다.


 첫 시간에서 학생들은 내가 하는 설명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고, 몇 몇 학생은 다른 생각에 빠지거나 아예 아무런 생각없이 자신이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몰라서 멍한 상태였다.


내가 질문을 해도 아예 대답을 하지 않거나 의견이 전혀 없었다.


학생들의 이런 반응은 전혀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본인이 정말로 싫어하는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싫다는 생각만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2교시를 마치고 학교식당에서 점심을 했고, 이어서 3, 4번째 시간을 이어갔다.

정말로 싫어하고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이는 수학을 모든 학생들이 4시간 동안 온전히 참가한 것이 기적이었다.


교시가 진행될수록 학생들이 지치거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이해도가 증가하고 굳었던 표정이 풀리고 밝아졌고, 

수업의 참여도와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도 좋아졌다.


떄로는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내개 여러 가지 질문도 주었다. 

그런 질문을 할 때마다 나는


“그런 게 궁금하구나”

“매우 중요한 질문을 했네”


라고 대응하며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고, 그런 자세를 갖는 것을 칭찬해 주었다.   


4시간 수업을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오늘 수업에 대해 한 사람씩 소감을 말하게 했는데,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내가 듣기를 고대했던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재미 있었어요.”

“신기했어요.”

“좋았어요.”


라고 말하면서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보였다.


첫 날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 다시 만나자고 상기 시켜 주었는데,

단 한 명의 학생도


“내일도 해야 돼요?”

“내일은 안 오면 안되요?”

“저는 아무리 해도 이해하기 어렵고 너무 어려워요.”


라는 말은 없었다.


오히려 내일의 만남과 수업을 기대하고 있는 표정이었고,

내일도 새로운 것을 배우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수학에 재미를 붙이고, 수학 점수가 높아져서 더 이상 무시 받지 않아도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수학을 포기해서 꿈과 자신감을 잃고 무시당해야 했던 수포자들을 탈출시켜려

질문을 활용한 수학 학습법을 개발하고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적용하면서,

분명히 효과가 있을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지만,

막상 첫 날을 마치고 보니 내가 처음에 예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선물로 돌아왔다.


오늘 함께 했던 학생들처럼 나도 내일이 기다려 졌다.


내가 가르친 모든 학생들이 2일간의 수학 수업을 마치면서

어떤 얼굴과 표정을 짓고 마음 속에서 어떤 말들을 표현할 지 무척 기대되었다.

 


둘째 날이 시작되다

드디어 둘째 날을 맞이했고, 학생들은 나와 마주치자 큰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네 왔다.

분위기가 어제와는 전혀 달랐다.


다른 경우라면 수업 시작이 되어도 책상에 앉지 않고 배회하거나 옆의 친구들과 잡담을 할 텐데, 

이날을 달랐다.


여섯 명(2일차에 한 명이 더 추가됨) 모두가 자기 자리에 앉아 나를 주시했다.

그들의 얼굴 표정은 해맑고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바로 수학 수업을 시작했다.


개념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질문을 던져 대답을 유도하면서 새로운 수학 개념을 하나씩 익혀 나갔다.

어제 첫 교시는 반응도 참여도도 없어서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했는데,

오늘은 전혀 달랐다.


설명을 듣고 이해하고 질문에 답하고 노트에 기록하고 하는 것들이 우리가 아는 수학의 모범생들이 보이는 모습과 유사했다.


그래서 계획했던 진도를 오전 2시간 동안에 마칠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2시간을 진행했는데,

수학 문제들을 보여주면서 정답을 풀도록 했다.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집중하고 몰입하며 문제를 읽고 답을 말하거나 노트에 풀이 과정을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수포자였던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노트에 풀고 대답을 한다는 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광경이었으리라.


이런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대한민국의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대해 더욱 큰 희망의 그림을 그리게 해 주었다.


이렇게 2일간의 “수포자 탈출을 위한 기적의 질문 수학학습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섯 명의 학생들은 전혀 지친 모습이 없었고, 얼굴에는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은 나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 왔다.

한 학생은 내 옆으로 오더니


“대표님, 혹시 페이스북 하세요?”


라는 질문을 했다.

전혀 의외의 내용이라


“그래, 페이스북 하지. 너도 하고 있니?”


“예, 저도 하고 있어요. 그럼 제가 페친(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해도 될까요?”


라며 말했다.



다른 학생들이라면 아마도 이렇게 말했으리라.


“제가 페친(페이스북 친구) 신청할게요”



이 학생은 혼자서 먼저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고 

상대방에게 그렇게 해도 될 지 먼저 묻고 동의를 구했다.


정말로 소통을 품위 있고 고급스럽게 하는 학생이었다.



이 학생이 바로 첫째 날


“좋은 곳에서 묶으셨네요.”


라는 대화를 나누었던 바로 그 학생이었다.



“그래, 네가 페친을 해 주면 나도 좋지.”


2일간의 수학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한 사람이 페친을 신청했다는 메시지가 떴다.

클릭하니 바로 그 학생이었다.


그 학생의 천진스럽고 귀여운 얼굴을 생각하고 미소를 지으며 “요청수락”을 바로 클릭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의 담벼락에 보이지 않던 많은 글들이 나타났다. (서로 페친이 되어야 서로의 글을 볼 수 있음)

다른 친구가 그 학생의 담벼락에 올린 글 중에


“금메달 축하해 그리고 전국대회도 금메달 따.”


라는 글이 보였다.


간단한 표현이라 무슨 내용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학생이 무슨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 수포자였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우수한 학생임에 틀림이 없었다.



다음 주에 이 학생들은 사후 레벨 테스트를 다시 하게 되면,

교육 전과 후의 성적 차이가 분석되고 어느 정도의 발전이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 결과가 너무 궁금하다.

결과는 다음 주 여섯 명의 학생들이 레벨 테스트를 실시하면 정리하여 공융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수포자를 없애는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첫 출발의 시동을 걸었고 높은 효과성을 검증됐으니,

전국의 수포자들이 수학 때문에 꿈을 잃고 좌절하고 고통받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전국에 있는 그들을 만나서 도움을 주고 싶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수포자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전진하는 일만 남았다.




4) 필자는 왜 이런 도전을 했을까?

필자는 4개월 전에 아래와 같은 제목으로 글을 공개했다. 


"왜 대한민국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많을까?" => 전문보기(클릭)


수포자가 생기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문제에 대한 진단과 원인을 분석하여 나름의 주장을 펼친다.

그런데 수포자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수학의 전문가들이 넘치는 대한민국에서 

수 십 년 이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를 생각해야 한다.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마다 좋은 해법이라고 내놓고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구체적이고 근거 있는 해법이 아니고 두루뭉실하고 효과가 검증되지 못한 대증요법 같은 처방전이었기에 실효성이 없었던 것이다.



필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기계공학과는 수학을 가장 오랫동안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하는 분야다.

대학 과정에서는 공업수학을 배우고, 4대역학이라 불리는 공업역학, 유체역학, 열역학, 고체역학 등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이것들이 모두 고등수학을 기반으로 한다.   


대학원에서는 텐서, 연속체공학, 수치해석, 고급통계 등을 기본으로 배우고,

필자는 비선형 구조해석을 석사학위 논문으로 선택했기에,

유한요소법, 비선형해석, 프로그래밍, 변형과 변형률, 응력해석 등을 추가로 배웠는데, 

이들 모두가 고등수학을 기반으로 한다.

 

수학 전공자들은 수학의 이론과 원리 측면을 연구하지만, 기계공학은 수학의 이론과 원리는 기본이고, 이것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결과물로 만드는 응용 방법을 연구한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 입사하여 5년 동안

 CAD(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컴퓨터를 이용한 구조해석 및 설계), CAT(Computer Aided Testing, 컴퓨터를 이용한 시험), 설계, 개발 등을 담당했고,


General Electric(U.S.A.) Plastics로 이직하여 8년 동안

CAD, CAE, CAT, 고분자공학, 최적설계, 기획, 프러젝트 매니지먼트, 마케팅, 세일즈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필자에게 수학은 매우 친근하고 가까운 친구처럼 항상 함께 했고 익숙한 과목이었다.


이후로 23년 동안 교육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교수법을 연구하고 적용하여

400개 이상의 기업체 직원들에게 비즈니스 역량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창의력 개발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고 말하는 질문을 15년 이상 연구했다.

 

질문을 활용한 장기기억 방법과 효과적인 공부법을 연구하여 창의질문과 열린토론을 배우고 익히는 방법을 개발하고 고도화 하는 과정을 진행 중에,


우연한 기회에 한 명의 중학생과 운명의 만남을 갖게 됐다.

선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그 소년은 수학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겪고 좌절 속에 살고 있었다.

수학 시간이 되면 가슴이 떨리고 그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렸다고 한다.

수학 시험은 주관식 문제는 아예 손을 대지 못하고 객관식 문제는 대충 찍어 답을 적어야 하기에 

항상 "0"점을 간신히 넘었고, 이런 성적을 확인한 부모는 강제로 학원을 다니게 했기에 학교와 학원에서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점점 자신감도 사라지고 주변에서는 "수포자"라 놀림을 당하여 정신과 육체 모두 피폐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수학이 아닌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얼굴이 밝아지고 생각 속에 숨어있던 거인이 살짝 모습을 내밀기도 했다.


이 소년을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는 공부법과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소년에 대한 생각과 필자가 경험한 수학에 대한 경험, 노하우, 그리고 효과적인 교수법과 질문 등을 망라한 융합적인 해결책을 개발했다. 


그런 후에, 개발한 수학 학습법을 그 소년에게 적용했고, 수학이라면 아예 고개를 흔들던 소년은 

수학 개념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필자가 직접 수학시험 문제를 만들어 풀게 했는데, 20개 중에서 오직 1개만 틀리고 모든 답을 

맞추었다.


마침내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개발되고 완성된 것이 "크리퀘션 매쓰"다.


그 후로 본격적으로 "수포자"를 탈출시키는 교육 콘텐츠와 과정을 만들었고,

이번에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확대하여 진행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수포자"가 한 명씩 사라져서 

대한민국에 단 한 명의 수포자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필자의 새로운 도전목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