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ICT

[SK Special Interview] 협업의 본질은 ‘What’이 아니라 ‘Why’ - 우리가 협업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들

심재우-에스비컨설팅 2017. 6. 5. 17:49








심재우 대표는 기업의 CEO와 핵심 인재들에게 글로벌 리더십을 컨설팅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인재육성 전문가다. 제너럴 일렉트릭(GE)로 옮겨 8년간 B2B 마케팅, 세일즈, 기획, 프로젝트 매니징, 기술개발, 교육 등의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경험했고 최근 비즈니스 역량을 진단하여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을 객관적인 수치와 통계적 결과물을 제공하는 “인셀랩 비즈니스 역량 진단 HR 솔루션”을 개발해 마르퀴스 후즈후(Marquis Who’s Who) 2016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GE의 핵심인재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1%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가≫ 등 25권이 있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확연히 다른 ‘일하는 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그를 바탕으로 국내 핵심 기업의 컨설팅은 물론 50여 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일하는 방식’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심재우 대표. 최근 그는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역량 진단 HR 솔루션 ‘인셀랩(Inselllab)’을 개발해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꼽히는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6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심재우 대표를 만나 세계 1%의 기업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그들에게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WRITER 서바름  |  PHOTOGRAPHER 김잔듸


기업의 비즈니스 능력. 절대 평가 시스템.
인셀랩은 기업과 직원의 비즈니스 능력을 절대평가로 진단하는 ‘평가 시스템’입니다. 이 솔루션이 마르퀴즈 후즈후의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국가 및 분야마다 개인의 능력이나 역량을 평가하는 다양한 진단/평가 솔루션은 많지만, 기업과 직원(개인으로서가 아닌 조직의 구성원으로서)의 비즈니스 능력을 절대 평가하는 최초의 솔루션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수능 문제 풀 듯 50~200여 개의 문제를 풀면 설득 능력, 협상 능력, 전략 개발 능력 등 6가지 종류의 10~15개 세부영역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특징은 부서나 팀 단위로 참여해 그룹의 역량 또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셀랩을 통해서 기업이나 조직은 직원별 및 팀별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적확*한 컨설팅 또는 업무 배치에 활용할 수 있죠.
*적확하다: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


실리콘밸리엔 있지만. 대덕에는 없는 것?
실리콘밸리와 대덕은 IT와 기술에서 최고의 창의성을 가진 인재들이 몰려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비즈니스 창출 능력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왜 일까요? 최고의 인재들로 넘치던 에너지 기업 엔론(Enron)이 공중분해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로 ‘똑똑한 개인’뿐이었다는 점입니다.
실리콘밸리와 대덕의 차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실리콘밸리에는 비즈니스 관련 세일즈, 마케팅, 기획, 전략과 지적 재산을 다루는 인재들이 엔지니어 수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에 반해 대덕에는 1만 명의 엔지니어가 있지만 다른 분야의 전문가는 거의 없죠. 기술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 ‘연결 고리’가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대덕에 없는 게 또 있습니다. ‘서로 다름’에 도전을 느끼고 호기심을 갖는 진정한 토론과 ‘딥 다이브(Deep Dive)’의 협업 문화입니다. 다른 대상(분야) 또는 협업할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문화가 없는 것은 어찌 보면 연쇄적인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요.
반면, 대덕에만 있는 문화도 있습니다. 상명하달식 연구와 개발은 당연하고, 선임 연구원의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것은 금기입니다. 잘못하다간 고과에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죠.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대덕단지 내의 문제는 국내 대다수의 기업들이 속으로 끙끙 앓는 문제일 겁니다. 제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전하고자 한 것은 바로 ‘똑똑한 개인’들이 모여 창의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협업 문화와 그 방식입니다.


토론의 내용. What과 Why의 차이.
컨설팅을 하며 많은 회사원들과 대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 때마다 협업에 대해 물어보면, 자신들도 이미 협업을 하고 있고, 협업을 함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업했는지 다시 물으면 대개 비슷한 프로세스의 협업을 이야기 합니다. 가장 먼저 주어진 주제나 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이 때 논의되는 것들은 주로 주어진 주제에 관한 ‘할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To-do list’ 같은 것이 만들어지죠. 리스트가 정해지면 각각에게 비슷한 분량의 일을 분배합니다. 그리고 헤어져서 일정 기간 각자 일을 진행한 후, 다시 모여 수행한 일들을 통합합니다.

이들의 협업 과정이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의 직원들의 협업 모습과 겉보기에 다른 건 없습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직원들도 주제나 과제를 받으면 똑같이 열띤 토론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토론의 초점은 ‘할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주어진 주제나 과제에 대한 이해와 검증부터 시작합니다. 이 과제가 왜 중요하고, 목표는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이나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좋을지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공동의 결론을 짓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To-do list를 작성하고 적임자에게 일을 배정합니다. 배정된 일을 각자가 일정한 기간 수행한 후 모여 일을 통합하지요.

무엇이 다른 것 같나요? 위에서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업’했다고 자신했던 건 사실 ‘분업’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의 직원들의 프로세스가 진짜 ‘협업’입니다. 분업과 협업을 만든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토론이었습니다. 협업은 일을 시작하면서 Why에 대해 질문하는 겁니다. 가령 “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하지?”와 같은 물음에서 시작하는 거죠. 그 다음 “어떻게 협업을 하면 좋을까?”와 같이 How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What을 찾고 일을 시작합니다. 반면, 분업은 Why와 How 없이 오직 What에만 집중합니다.


잭 웰치처럼. 공감 소통.
앞서 말한 Why에 대한 토론이 기업 전방위적으로 실천되는 것입니다. 사례를 들어보죠. 130년 전통의 제조기업이던 GE가 5년 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날 거라며 기업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선언을 했습니다. 동시에 2만 5천여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새로 채용하며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했죠.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보세요. 전통 제조 기업에서 일하던 30만 명의 직원들은 그 동안 일 해온 패러다임이라는 게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새로 채용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과 성공적으로 융화되어 지금의 GE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모두가 GE가 나아가야 할 목표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GE의 전 최고경영자 잭 웰치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무엇에 할애하느냐라는 질문에 자신의 하루 일과 중 60%를 소통하는 일에 할애한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소통이었을까요? 바로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의 방향과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 위한 소통이었다고 합니다. GE의 모든 직원들은 잭 웰치와 같이 공감을 위한 ‘소통’을 했고 GE는 최고경영자부터 생산라인의 말단 직원까지 목표에 대해 공통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겁니다.
진짜 협업을 시작하려면, 우리가 ‘왜’ 협업을 해야 하는지, 우리의 목표에 대해 공감해야 합니다. GE처럼 회사의 정체성이 바뀌더라도,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를 뚜렷이 공유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협업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춘 거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SK주식회사 C&C 구성원 여러분들 스스로 회사의 방향성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4차 산업혁명이 당장 나와는 무슨 상관이겠어’ ‘나는 회사가 추구하는 변화와 관련 없는 부서니까’ 라고 치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심재우 대표의 프로필)
심재우 대표는 기업의 CEO와 핵심 인재들에게 글로벌 리더십을 컨설팅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인재육성 전문가다. 제너럴 일렉트릭(GE)로 옮겨 8년간 B2B 마케팅, 세일즈, 기획, 프로젝트 매니징, 기술개발, 교육 등의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경험했고 최근 비즈니스 역량을 진단하여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을 객관적인 수치와 통계적 결과물을 제공하는 “인셀랩 비즈니스 역량 진단 HR 솔루션”을 개발해 마르퀴스 후즈후(Marquis Who’s Who) 2016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GE의 핵심인재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1%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가≫ 등 25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