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핵카톤] 페이스북의 '오픈 이노베이션 도구'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결코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않된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기존의 성공방식이나 기득권조차도 포기하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기업의 혁신은 내부 직원들에 의해 진행되어 왔지만, 이제는 그 한계에 이르렀다. 내부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리소스, 아이디어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전략과 상품을 만들기 어려워진 환경이 되었고, 그래서 찾은 방법이 외부의 전문가나 고객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부른다. 즉, 혁신은 내부에서만이 아니고, 외부와 함께 한다는 개념이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내부 혁신을 시작했던 출발점은 약 20년 전으로, GE(General Electric)이 워크아웃-타운미팅(Workout-Town Meeting)을 개발하여 전사적으로 도입하여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계기로 전세계 기업에게로 전파되었다. 국내기업들이 상당수가 타운미팅을 도입하였고, 지금도 활용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먼저 실시한 기업도 GE다. 1990년대 후반 GE는 내부 직원들에 의해 실행된 타운미팅을 외부 고객이나 협력업체로 확대했다. 이후 ‘드리밍 세션(Dreaming Session)’으로 불리는 새로운 혁신 방법이 탄생했는데, 이것은 타운미팅이 한 단계 진보한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어야 하고, 그것도 표면적인 소리보다는 내면에 잠재 되어 있는 소리를 찾는 것으로 고객들을 외딴 장소로 초대하여 1~2일간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론이다. 이것을 통해 GE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찾았고, 그것을 비즈니스에 활용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금도 GE는 드리밍 세션을 실시한다. 두뇌와 아이디어를 아웃소싱 하는 전략이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와 함께 급부상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다양한 기능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들은 핵카톤(Hackathon)을 통해서 나온 것이다. 핵카톤은 핵커(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을 몰래 훔치거나 도용하는 사람)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다른 사람이 가진 좋은 아이디어를 활용하라는 의미와 좋은 아이디어는 단시간이 아이고 마라톤처럼 장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과 집중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의 핵카톤은 1박2일 동안 진행된다. 이것은 GE의 타운미팅이 1박2일이나 2박3일 동안 진행하는 것을 도입한 것이다. 핵카톤은 직원만이 아니고, 외부 사람들과도 진행하는데, 페이스북은 본사를 ‘팔로알토’에서 ‘벨 헤이븐’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고, 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초대하여 핵카톤을 실시했다.
GE의 직원들이 누구든 필요한 경우, ‘우리 당장 액션워크아웃 합시다’라 말하고 실시하는 것처럼, 페이스북 직원은 누구라도 ‘우리 핵카톤 합시다’를 외치고 실행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의 핵카톤은 전혀 새로운 혁신방법이 아니고, GE의 타운미팅을 커스터마이징 한 것이다. 야후의 ‘핵 데이(Hack Day)’, 프록터앤갬블의 ‘C&D(Connect & Develop)’, 국내기업인 NHN의 ‘버닝 데이(Burning Day)’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모아서 2일간 토론을 하도록 한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을 남에게 묻어 간다는 의미로 프리라이더(Free Rider)라 부른다. 한편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말만 하지 다른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 아이디어로부터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토론은 각자의 주장만 난무하고 평행선을 달리다가 시간이 되면 종료한다. GE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한 것이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이다. 이것은 토론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더 깊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표면화 시키는 기술이다.
페이스북의 핵카톤이 알려지자,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국내기업들이 핵카톤에 주목하고 도입하려는 추세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이는 형식(사람들을 모아서 2일간 토론하도록 하는 것)만 갖고는 성공할 수 없다. 외형이 아니고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토론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저절로 나오지 않는다. 보다 전문적이고 스킬을 가진 사람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퍼실리테이션이다.
한 때 국내기업들이 기업의 혁신도구로 올인했던 식스시그마(6 Sigma)의 실패원인이 무엇인지 잘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이것이 실패한 핵심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잘 다루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지렛대로 삼아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퍼실리테이션의 부재였다. 식스시그마의 최고 등급인 마스터블랙벨트(Master Black Belt)를 보면 그들은 식스시그마의 프로세스인 DMAIC와 통계도구에만 치중하여 프로제그트를 수행했지, 참가자들의 삼정과 생각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퍼실티테이션 스킬이 결여된 상태에서 식스시그마를 했기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GE는 지금도 식스시그마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에 이것이 국내기업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효과가 없다면 식스시그마를 전세계에 전파한 GE가 먼저 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왜 GE는 버리지 않고 린(Lean)과 접목하여 더욱 진화 시켰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국내에서 타운미팅 퍼실리테이션 컨설팅과 교육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핵카톤의 등장과 부상이 반갑다. 요어만 다르지 방법과 핵심은 퍼실리테이션이기 때문이다.
"Back to the Basic"
자주 사용되지만, 지금처럼 이 말이 절실히 다가오는 때도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핵카톤'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안내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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